섬유산업 동향

파키스탄 중고 의류시장 트렌드

- 한국산 중고의류, 파키스탄 수입시장 점유율 2위 -

- 주변국 재수출 수요에 힘입어 1억6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 -

- 정확한 제품 분류체계를 갖추고 거래선 다변화 필요 -

1인당 GDP가 1315달러에 불과한 파키스탄은 저소득층 및 중산층을 중심으로 중고 의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파키스탄 중고 의류 판매자 협회에 따르면 현지 중고 의류 시장 규모는 약 1억6000만 달러로 주변국 및 아프리카 등지로의 재수출 수요가 시장 규모 증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산 중고 의류는 현지 수입 시장 점유율 2위로 이미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지 바이어에 따르면 파키스탄 시장 진출의 열쇠는 사이즈와 용도에 맞춘 정확한 분류 기준을 세워 거래하는 것 그리고 최대한 많은 바이어를 통해 현지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저소득층 및 중산층 인구를 중심으로 중고 의류 수요 발생

파키스탄 재무부에서 발표한 Economic Survey 등 자료에 따르면 2018/19 회계연도 기준 파키스탄의 1인당 GDP는 1315달러이며, 현지 노동부에서 정한 월 최저임금은 150PKR/USD 환율 기준 약 120달러 수준에 해당한다. KOTRA 카라치 무역관 조사에 따르면 현지 벼룩시장에서 판매되는 중고의류 가격은 평균적인 품질 기준 1000~1500파키스탄 루피(약 7~10달러)로 저렴한 편이어서 저소득층 중심으로 높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19년 7월 IMF 구제금융 협상 타결 전후로 파키스탄 루피화가 지속 절하되고 2018/19 회계연도 인플레이션율이 7%에 달하는 등 가파른 물가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최근 가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도 중고 의류를 찾는 추세이다.

한국산 중고 의류는 수입시장 점유율 2위

파키스탄 국립은행(State Bank of Pakistan, SBP)에 따르면 2018/19회계연도 기준 공식적으로 집계된 중고의류 수입시장 규모는 약 7640만 달러에 해당한다. 시장 점유율 1위는 16.46%의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이며, 한국은 13.36%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현지 바이어 Ehsan International사에 따르면 한국산 중고 의류가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중고임에도 품질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이다. 현지 일반 의류시장의 경우 가장 큰 진입 장벽은 저렴한 중국산 의류와의 가격 경쟁인데 무게를 기준으로 가격을 매기는 중고 의류 시장 특성상 가격 경쟁이 비교적 완화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중고 의류의 수입 관세가 3%에 불과하다는 점도 현지 유통 가격 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키스탄 중고의류 수입동향

(단위: 천달러, %)

주: HS Code 6309.00 기준

 자료: State Bank of Pakistan

현지 수입 및 유통 시장 규모는 지속 증가 추세

파키스탄 중고 의류 판매자협회(Pakistan Second Hand Clothing Merchants Association, PSHCMA) 통계에 따르면 파키스탄 수입 시장을 포함한 중고의류 총시장규모는 약 1억6000만 달러에 해당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위의 수입시장 동향 표에서 2018/19 회계연도 기준 중고의류 수입 총액이 전년대비 감소한 듯 보이나 이는 해당 기간 급격한 파키스탄 루피화 절하에 따른 착시현상에 가깝다.

실제로 KOTRA 카라치 무역관이 파키스탄 통계청(Pakistan Bureau of Statistics, PBS)을 통해 확인한 결과 2018/19 회계연도 기준 중고 의류 수입량은 42만6797톤으로 전년 동기 40만4737톤 대비 약 5.5%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중고 의류가 모이는 벼룩시장, Lunda Bazar

파키스탄에서 중고 의류는 주로 Lunda Bazar라고 불리는 현지 벼룩시장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각 판매자는 수입업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으므로 현지 진출 고려 시 파키스탄 전역에 걸쳐 폭넓은 네트워크를 확보한 수입업자와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터뷰에 응한 바이어 Shah Enterprises에 따르면 벼룩시장에서 실제로 제품을 판매할 때 국가 혹은 브랜드별로 제품을 구분해놓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파키스탄 Lunda Bazar 중고 의류 판매 현장

자료: Pakistan Today(현지 신문)

온라인 중고 마켓 OLX를 통한 거래도 활발

OLX는 파키스탄의 대표적은 온라인 중고 마켓으로 생활 소비재, 기계류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물품들이 판매되는 곳이다. 2020년 4월 30일 기준 OLX에서 판매 대기 중인 중고 의류 게시글 수는 약 3만 1000건으로 C2C 및 B2C 등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벼룩 시장에 비해 비교적 관리상태가 괜찮은 의류가 거래되고 있으며, 품질에 따라 천차만별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어 현지 중고 의류 시장 수준 파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어가 말하는 현지 중고 의류 시장 특징

Ehsan International은 1988년 설립된 현지 섬유 무역 업체로 중고 의류 수입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Ehsan International의 CEO Mr. Ehsan에 따르면 일부 파키스탄 수입 업자들은 한국 등지에서 수입한 중고 의류를 다시 에티오피아나 콩고 등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으로 재수출하는 업무를 병행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파키스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할 경우 단순히 내수시장 규모만이 아닌 바이어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 수준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산 중고 의류가 수입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디자인 종류가 다양하며, 사이즈 및 용도별 분류가 정확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참고해야 한다. 현지 수입 업체 및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국산 중고 의류 브랜드 네임 자체를 특별히 선호하는 경향은 크지 않다.

Shah Enterprises는 카라치에 소재한 의류 무역 업체로 한국, 영국, 미국 등으로부터 중고 스웨터, 자켓 등을 수입해 겨울철 기온이 낮은 파키스탄 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Shah Enterprises의 CEO Mr. Muhammad Alam이 밝힌 바에 따르면 수입업자가 현지 도매상에게 물품을 납품하는 단가는 일반적으로 kg당 약 1~2달러 수준이며, 품질에 따라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여러 국가의 제품을 다뤄본 바이어의 경험에 따르면 한국산 중고 의류는 특히 아동용, 여성용 의류의 인기가 월등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남성용 의류는 유럽, 미국 제품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바이어 발굴을 통해 시장 진출 기회 다변화 필요

KOTRA 카라치 무역관이 자료 수집을 위해 접촉한 Ehsan International 및 Shah Enterprises 등 바이어들은 공통적으로 파키스탄 진출을 위해 복수의 바이어와 거래해 유통망을 다양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현지 진출 시 일반적으로 에이전트 지정을 권장하는 타 수출 품목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파키스탄에서 주변국 및 아프리카 등으로 재수출이 가능한 바이어들과 집중 거래해 글로벌 진출 영역을 간접적으로 넓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현지 주요 바이어들은 KOTRA 카라치 무역관의 해외시장조사 서비스 등을 통해 발굴이 가능하다.

중고 의류 사이즈 및 용도별 정확한 분류로 바이어 니즈 충족

또한 앞서 언급한 바이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파키스탄 시장 진출 열쇠는 의외로 정확한 제품 분류체계 확립에 있었다. 이는 Ehsan International이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미국산 중고 의류 제품의 인기 비결이기도 하다. 특히 현지에서 재수출을 진행하는 업체일수록 수입한 중고 의류를 재분류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따라서 사이즈 및 성별, 계절 등 용도 구분을 명확히해 바이어가 제품 분류에 소모하는 시간을 단축시킨다면 현지 바이어들이 적극적으로 거래를 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 분류 기준에 대해서는 거래 바이어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자료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한국섬유산업연합회(http://kofoti.or.kr)